월급이란 건 따박따박 들어와 안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큰돈을 벌 방법을 꿈꿨다. FIRE족 얘기도 듣고 벼락부자 얘기도 들으니 싱숭생숭했다. 난 어떤 사업을 해야 할까? 사업에 성공하려면 뭘 잘해야 할까?
하지만 주변의 사장님들을 보면 사업이란 게 결코 쉽지 않았다. 시작은 그럴싸해도 사장님은 늘 노심초사 회사를 걱정하고 직원들을 챙겨야 하며 고객도 상대해야 한다.
다시 생각했다. 이제 AI가 사람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으니 나에게 돈 벌 거리를 꿰뚫어보는 혜안을 줄 수 있지 않을까?
AI야, AI야, 돈 버는 방법을 알려다오~
과거에 프로그래밍 부업은 종종 했었다. 하지만 일을 할 때만 돈을 버는 것이고 작곡가의 저작권료처럼 들어오는 패시브 인컴은 아니다. 결과물을 재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지만 딱히 구체화된 건 없었다.
그러다 전지전능한 AI에게 내가 이러저러한 프로젝트 경험이 있고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직장 외의 사이드 프로젝트로 부수입을 얻을 수 있는 1인 사업거리가 뭐가 있을지 상의했다.
그러자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 보안 취약점 등 상금 사냥, 마이크로 SaaS, 소상공인 마케팅 자동화 같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가짓수도 많고 아이디어도 참신해 보여 역시 똑똑하다 생각했지만 하나씩 들여다보니 성공하려면 결국 그만큼 노력과 투자가 필요한 것들이었다.
예를 들어 보안 취약점은 내 전문 분야가 아니다. AI를 시키더라도 내가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취약점 발표 자료를 계속 주시하고 여기저기 취약점을 찾아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소상공인 마케팅은 주변 상인들을 공략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이미 웬만한 업종이 다 플랫폼화돼 있다. 그들과 경쟁하려면 뭔가 더 특화되거나 니치를 찾아야 한다.
결국 대상 고객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객이 실제로 가려워할 지점이 어딘지, 이미 누군가 사업을 하고 있는 아이디어는 아닌지, 어떻게 구현할지 등은 계속 연구, 조사해야 하는 것이었다.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면 사업 아이디어가 줄줄이 이어졌지만 딱 이거다 싶은 건 없어서 방향을 바꿔 보기로 했다. 작게 시작해 크게 돈을 번 성공 사례를 조사해보자.
선배님들, 한 수 전수해주십시오!
AI에게 인디 해커, 레딧, 유튜브, X, 창업자 블로그 등 다양한 웹사이트를 조사해서 돈을 벌었다는 아이템을 찾아 수집하고 그게 실제인지 근거를 확인하고 정말 타당한 아이템인지, 어떻게 돈을 버는지 분석하게 했다. 그다음 한국 시장에서 잘 먹힐 만한 아이템인지, 잘 된다는 근거는 무엇인지 등도 조사하게 했다.
몇 차례 조사한 결과 85개의 후보를 모았고 그중 65개의 사업 구조를 분석했다. 39개는 한국 시장의 경쟁 제품과 대체재, 구매 의사까지 더 조사했다. 한국에서 실제 구매까지 확인된 건 1개(아래 표의 간단), 강한 수요 신호는 6개였다.
거창한 기술이나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틈새 시장을 노렸거나 혼자 운영할 수 있는 디지털 상품을 만들었거나 검색, 무료 제품, 기존 독자를 통해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사례들이었다.
아래는 그 예시와 내가 배울 점을 적은 것이다. 매출은 대부분 창업자가 공개한 수치라 참고용으로 봐야 한다.
| 사례 |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 | 배울 점 |
|---|---|---|
| 간단 | 간헐적 단식 타이머 앱. 무료로 풀고 프리미엄 구독(연 9,900원)을 판다. 1인 개발자가 이런 앱 15개를 운영하며 누적 250만 다운로드. | 작은 앱 여러 개로 위험을 나누고 앱스토어 검색으로 고객을 모은다. 한국에서 이미 검증됨. |
| Photo AI | 셀카로 AI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주는 구독 서비스. 1인 운영으로 한때 월 매출 약 13만 달러. | 매출을 공개하는 빌드 인 퍼블릭이 신뢰와 마케팅을 겸한다. |
| Easlo | 무료 노션 템플릿으로 독자를 모은 뒤 유료 템플릿을 판다. 2022년 한 해 약 24만 달러. | 코딩 없이 무료 콘텐츠에서 유료 상품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다. |
| ScreenshotOne | 웹페이지를 이미지로 바꿔주는 API. 월 7달러에서 시작해 3년 만에 월 2만 달러. | 귀찮고 지루한 문제 하나에 집중하고 무료 도구와 검색으로 고객을 모은다. |
| Bannerbear | 마케팅 이미지와 영상을 자동 생성하는 API. 2025년 연 매출 100만 달러 돌파. | 영업 대신 Zapier, Make 같은 자동화 플랫폼 연동으로 고객 유치. |
| Postiz | 오픈소스 SNS 예약 발행 도구. 코드는 무료로 공개하고 관리형 구독(월 29~99달러)을 판다. | 오픈소스 공개 자체가 GitHub 스타와 입소문이라는 유입 채널. |
| fullPage.js | 무료 오픈소스(GPLv3) 라이브러리를 배포하고 상업용 라이선스와 확장 기능을 판다. 과거 창업자 기준 월 1만 2천 달러. | 제품은 공짜로 풀고 '상업적으로 쓸 권리’만 판다. |
막연히 사업 아이템을 묻는 게 아니라 실제 사례를 조사시키니 훨씬 생동감이 있고 구체적인 그림이 보여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어떤 건지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아이템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강점을 배워 내 아이템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객 수요를 확인해야 한다. 작은 문제인데 고객이 돈을 낼 만한 것이 뭐가 있을까?
첫 실험으로 내가 만들었던 코드를 활용해보자
오랫동안 코딩으로 먹고 살았는데 소프트웨어 제품부터 실험해보면 되지 않을까? 위의 사례를 보면 고객이 찾아오는 유입 경로가 필요한데 내 경우 GitHub와 블로그에서 찾아오는 고객을 잡으면 어떨까? 또, 내가 참여하는 SI 프로젝트 고객도 중요한 잠재 고객이 아닐까? 그래, 오픈소스를 제품화해서 소스는 공개하지만 상업용으로도 판매해보자!
몇 가지 과거 결과물이 떠올랐다. 다양한 개인 프로젝트를 했었는데 그중 뭘로 시작하면 좋을까 생각해봤다.
- 카카오, 네이버 지도 등 지도 API를 활용한 도구
- WebRTC를 활용한 비디오, 음성 스트리밍 도구
- 웹페이지 캡처/어노테이션 도구
- 한국어 텍스트 처리 도구
이 중 웹페이지 캡처/어노테이션 도구부터 독립적인 제품으로 만들기로 했다. SI 프로젝트에는 테스트 단계가 있고 테스트 때마다 이런 도구의 필요성을 느껴서다.
수요 조사로 일단 랜딩 페이지를 만들어 방문자들의 반응이 얼마나 오는지 확인할 생각이다. 또한 SI 프로젝트의 테스터, 사용자에게도 권유하여 기존에 테스트 이슈를 정리하는 방법과 비교해 이런 도구에 돈을 낼 만한지 알아보려고 한다. 경쟁 제품도 조사해 나만의 강점을 찾아 제품에 반영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AI의 도움이 필수적일 것 같다.
과연 유료 고객을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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