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 년 전까지 평생 아침밥을 먹고 살았다. 밥과 반찬을 차려 먹는 일반 한식이었고 그 뒤에는 엄마와 마누라님의 노력이 있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엄마와 마누라님, 고맙습니다!)

아침 먹고 8시 전후에 출근했는데 나이 들면서 체중 조절이 항상 문제였다. 하루 세 끼를 먹는 데다 회식이나 친구 모임에서 과식하는 일도 있었으니 체중 조절이 쉽지 않았다.

이번 글에서는 그간 간헐적 단식을 하고 꽤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결과를 얘기해보려고 한다.

저녁을 일찍 먹는 간헐적 단식

한동안 간헐적 단식이 유행이었고 2020년에 약 8개월 정도 저녁을 일찍 먹는 간헐적 단식을 했다. 오후 4시 반쯤 저녁을 먹고 다음 날 아침 7시 반쯤 아침을 먹을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었다. 하루에 약 15시간을 공복으로 보내게 된다.

처음에는 4시에 배가 안 고픈데 먹어야 하니 부담스러웠다. 밤에 자기 전에는 배가 고파 기분이 나빴다. 가끔 회식 같은 때 규칙을 깰 수밖에 없긴 했는데 차츰 적응하면서 익숙해졌다.

그러나… 8개월이 지나도록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가장 기대했던 체중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 건강검진에서도 특별히 뭐가 달라진 건 보이지 않았다. 혈압, 혈액 검사 등은 정상이었고 체중만 과체중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검사 때마다 복부 비만 등 비만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하셨다.

결국 단식을 그만두고 원래의 식사 습관으로 돌아갔다.

다음은 아침 굶기

TV에서 아침을 굶으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2023년 4월쯤부터는 아침밥을 건너뛰기로 했다. 마침 먼 곳으로 출근하게 되면서 7시가 좀 넘으면 나가야 하니 시간 맞춰 먹기도 힘들었다.

저녁은 보통 8시쯤 먹었고 다음 날 점심을 12시 조금 전에 먹었다. 이렇게 하면 역시 15~16시간 정도 공복을 유지하게 된다.

이번에는 저녁을 일찍 먹을 필요가 없으니 사회생활도 편하고 실천이 쉬웠다. 출근 준비도 간단해졌다.

한 가지 변화는 있었다. 예전엔 아침을 먹으면 출근 후 갑자기 화장실에 가야 하는 일이 있었다. 아마도 과민성 대장 증상인 것 같은데 아침뿐 아니라 다른 때도 가끔은 그랬다. 아침을 안 먹고부터 오전에는 그런 증상이 없어지고 변 상태도 약간 좋아진 것 같았다. 하지만 과민성 대장 자체가 좋아진 건 아니고 패턴이 좀 바뀐 것 같았다.

그 밖에는 역시 긍정적인 변화가 안 보였다.

아침 단식을 지속했지만 올해 4월까지는 체중이 오히려 2~3kg 정도 늘었다. 정확한 양이나 칼로리를 재진 않았지만 오히려 과일 같은 후식이나 간식을 더 찾게 된 게 아닐까 싶다. 또 주말에는 움직임이 적음에도 집에 있으면 먹을 걸 더 찾게 되는 부작용이 있던 것 같다.

50대에 접어들면서는 고지혈증도 생겼다. 적어도 아침 단식이 이런 변화를 막아주지는 못했다.

위염 악화로 다시 아침 먹기

올 7월부터 현재는 다시 아침을 먹고 있다. 전처럼 밥과 반찬을 차려 먹는 건 아니다. 감자나 고구마, 빵 같은 탄수화물에 삶은 달걀 하나, 두유, 과일을 포함해 간단히 먹는다.

이건 10년쯤 전부터 있던 위염이 안 좋아진 이유도 있다. 위염이 있어도 사실 그리 신경을 안 썼는데 좀 더 안 좋아져 병원에 다녔고 몇 가지 주의 사항을 더 신경 쓰게 됐다.

속이 안 좋으니 과식을 안 하게 됐고 간식이나 야식도 줄였다. 몸무게가 두세 달 사이에 5kg 정도 줄었다. 공복에는 속이 좀 더 안 좋은 것 같아 7월부터 아침을 간단히 먹게 됐다.

그렇다고 간헐적 단식이 위염에 영향을 준 것 같지는 않다. 그보다는 급하게 먹기, 짜게 먹기, 과식 등의 습관이 지속되면서 위염을 악화시킨 게 아닐까 싶다.

그럼 뭐가 좋은 걸까?

결과적으로 간헐적 단식 자체로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칼로리를 줄인 게 체중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 현재는 간단한 아침을 포함해 하루 세 끼를 먹지만 줄어든 몸무게가 유지되고 있으며 위염 외에는 컨디션도 별 차이가 없다.

일본 저자가 쓴 "공복의 힘"이라는 책에서는 "하루 한 끼를 비우는 것이 날씬하고 건강하고 젊어지는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주장하는데 과연 그럴까 의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하루 세 끼 식사가 표준인데 이게 문제일 수 있을까? 최근에 영양 과잉으로 비만이 생긴 것이라 식사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긴 하지만 단식이라는 방법이 확실한 방법이라고 일반화할 수 있을까? 그보다는 세 끼를 먹더라도 적당한 열량 섭취와 운동이 더 맞는 방법이 아닐까?

사실 그 책에는 의사들이 권유하는 “늘 똑같은 소리”, 운동하라는 말도 있다. 매일 한 시간 정도 걷고 일주일에 두세 번은 근력 운동을 하라는 것이다.

나도 꾸준히 운동을 했다. 1주일에 두 번 정도 달리기도 했고 주말에는 두 시간 정도 하이킹도 다니고 1년 정도는 매일같이 근력 운동을 할 때도 있었고 지금은 실내 자전거를 꾸준히 탄다. 운동을 하면 확실히 몸이 풀리고 컨디션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체중을 줄이는 효과는 크지 않았지만 체력과 건강을 유지하는 데는 분명 도움이 됐다.

결국 정답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데 돌아가고 있던 건 아닐까? 건강을 위해 몇 시간을 굶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얼마나 먹고 얼마나 움직이는지 돌아보는 게 먼저 아닐까.

실제 2025년 BMJ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간헐적 단식은 일반적인 열량 제한 식사와 체중 감량 효과가 대체로 비슷하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옳다. 적당히 먹고 술, 담배 하지 말고 운동해라.